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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에 컴맹이었던 제가 개발자(프로그래머)에 도전해서 취업도 성공하고, 솔루션부터 SI, SM 같은 많은 프로젝트를 했던 경험과 개발자 채용 인터뷰로 알게 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제는 개발자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 글을 써봅니다. 

1. 나는 컴맹에 비전공자였다.

사실 컴퓨터는 그냥 게임이나 또는 간단한 검색, 채팅하는 용도로만 써왔던 내가, 게임 실행도 못해서 친구에게 부탁했을 정도로 컴맹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자연계열 비전공이었지만 나름 컴퓨터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일반선택으로 전산학과의 프로그래밍 관련 수업(Lisp 같은)을 들었지만 무슨 얘긴지 이해를 못 했기에 시험 점수는 바닥이었습니다. 같은 과에 C언어를 잘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빌게이츠처럼 한국형 OS를 만들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딴 세상 사람 같았습니다. 에랏! 그냥 스타나 하자~

 

2. 개발자로서의 첫걸음

대학 4학년 때 학생회관 앞을 지나가다 컴공과로 친구를 만났습니다. 컴퓨터 판매를 하고 있었는데 물어보니 창업지원받아서 사업을 하고 있다네요. 친구가 사장이었습니다. 갑자기 이 길을 가야 된다는 생각이 번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부탁해 돈 안 받아도 좋으니 같이 일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사무실에 컴퓨터를 받고 앉아 있는데 앞에서 얘기했듯이 비전공에 컴맹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익스플로러에서 검색하는 게 다였습니다. 그때 친구사장이 와서 개발자(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냐고 묻더군요. 그렇다고 하니 책 2권을 사서 공부하라고 하더군요. 바로 Unix와 홈페이지 만들기 책이었습니다. Unix가 뭔지 HTML이 뭔지도 모르는데.. 우선 독하게 맘먹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서점에 가서 구매했습니다.

Unix는 좀 어려워 보여서 홈페이지 만들기부터 시작했습니다. html, css, javascript를 한 땀 한 땀 따라 하면서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밤이고 낮이고 주말이고 없이 열심히 공부하고 실습하면서 내 청춘을 불태웠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감사했기에 돈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4학년이라 집에서 용돈을.. 쿨럭~

어느 날 사장친구가 OO사이트 유지보수건이 있는데 어렵지 않으니 한번 해보라고 맡기더군요. 이렇게 개발자로서의 첫걸음이 시작되었습니다.

 

3. 비전공이라도 기죽지 마세요.

당시 사무실에서는 델파이나 비주얼 C++ 같은 툴을 사용해서 개발자들이 코딩을 하고 있었습니다. 간단한 태그나 스크립트를 만지던 내 눈에는 그 모습이 너무 멋져 보이더군요. 그래서 나도 저런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학원을 다니게 됩니다.

어렵더군요. 배워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알아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학원의 강사는 이론만 설명하는 게 전부라서 실전에서는 어떤 역할과 코딩을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특히 비전공이라 그런지 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직접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했지만 어려운 말로 뭐라 뭐라 하는데 아무리 들어도 이해가 안 갔습니다. 

그래도 이것이 내 직업이다라는 생각으로 미친 듯이 공부도 하고 이것저것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학원을 수료했는데 처음 등록할 땐 취업이 그나마 좀 되는 거처럼 이야기하더니 수료할 때 취업 지원에 문의하니 요즘 상황이 어렵다는 이야기만 하더군요. 한두 명? 정도 추천으로 회사에 갔지만 얼마 안 가서 퇴사했다고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 보면 학원 수료했다고 바로 취업시켜 주는 게 더 이상해 보였습니다.

비전공이거나 다른 일을 하다가 개발자(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 국비 학원이나 부트캠프등을 다녔지만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고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앞이 캄캄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학원을 수료하고 나면 100% 취업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더 답답한 마음이 앞서고 다른 학원을 더 다녀야 하는지 아니면 혼자 스터디를 계속하면서 이력서를 넣어야 하는지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을 겁니다.비록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저 또한 한 달 내내 응답 없는 이력서 메일을 보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간혹 이력서 보고 연락 오는 회사도 있는데 막상 가보면 생각했던 일을 하는 곳이 아니어서 실망도 하고 우선은 돈을 벌어야 하니 다녀야 하나? 그러다 경력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이 또한 많은 고민거리를 불러옵니다.

 

4.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발자 사이트를 가면 개발자 취준생들의 고민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력서를 몇십 통 넣어도 연락이 없다, 다시 학원들 또 다녀야 하나?, 개인 프로젝트를 더 준비해서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맞춰야겠다.

이런 고민거리와 리액트, 스프링부트 등을 어떻게 공부하고 누구 강의를 들어야 하나?라는 의견을 묻는 글도 많이 봅니다.

20년 이상 개발자로 일하면서 많은 프로젝트도 투입되고 인원 선발에 대한 인터뷰도 보면서 채용을 했었는데 채용에 대한 어떤 공통적인? 그런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많이 준비하고 잘하고 뛰어나다는 것보다 채용하는 상대가 누구를 원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5. 특색 있는 내 소개

사실 여러분도 알겠지만 취업 준비 개발자 거의 대부분(사실 전부라 해도 과언은 아니죠) 국비, 부트캠프, 개인 프로젝트 및 스터디를 하면서 이력서를 준비합니다. 

즉, 여러분의 이력서를 보는 채용 담당자는 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이력서를 받는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나는 충분히 아니 넘치도록 학원도 다니고 인강도 다니고 스터디하면서 프로젝트도 하면서 스펙을 쌓았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내용의 이력서를 보고 있으면 사실 그런 내용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그냥 어디 다녔구나, 여기를 많이 다니네, 등등 생각만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이런저런 능력을 키워놨으니 나를 데려가시오? 는 비슷한 취준생이 너무 많습니다.

반대로 채용 담당자는 왜 구인을 하고 있을까? 어떤 일 때문에 초급이나 신입사원을 뽑으려고 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가 가본 적도 없는 프로그래머 세계(개발자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사람들이 일을 하고 어떤 사람들을 필요로 할까? 이런 의문을 가지면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런 정보는 나처럼 실전에 있는 경험 있는 개발자에게 듣거나 개발자 사이트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대를 형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상대(채용처)가 원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음을 강하게 어필한다면 채용 담당자는 그 이력서가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오, 이 친구면 이번 일을 할 때 도움이 되겠는데..."

결국, 정보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날씨가 더워서 반바지 사러 매장에 갔는데 직원은 요즘 트렌드인 신상 바람막이만 팔려고 계속 손님한테 신상만 팔려고 한다면 고객은 짜증 나서 반바지도 안 사고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와 어디로 가는지 지켜보고 반바지 쪽으로 간다면, "요즘 날씨가 갑자기 많이 더워졌어요"라는 멘트로 접근한다면 고객은 공감대가 형성되기에 "네 그래서 시원한 반바지를 찾고 있어요"라고 얘기할 것입니다. 고객이 필요한 것을 인지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도움을 준다면 고객은 기분 좋게 반바지를 구매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만의 특색을 만들어 나를 찾는 사람에게 이력서를 보내는 것이 채용될 확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6. 어떤 신입을 원할까?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개발팀장이라면 고객사의 프로젝트(돈 받고 하는 거겠죠?)에 학원을 다녔고 개인 프로젝트를 했고 OOO인강을 들었다는 신입 개발자를 뽑아서 한 파트의 프로그램(예를 들어 고객정보관리)을 맡길 수 있나요? 만약 그런 회사가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경력직 개발자도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신입 개발자는 무슨 일을 할까요?

그것을 알면 이력서에 좀 더 관심받을 수 있는 내용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보통 신입 개발자는 프로젝트의 경험이 없기에 PMO(사업관리)나 QA(테스트)에 먼저 투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험해 보라는 겁니다. 프로젝트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가끔 사수 개발자 옆에 앉아서 간단한 로직 정도 만들어보라고 주기도 합니다. 또는 코딩 중 단순 반복 작업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고참 개발자들은 업무 로직 구성하기 바쁘니 사원급 개발자에게 단순 반복 코딩을 알려주고 작업을 시킵니다. 그러면서 간단한 로직을 고참 개발자가 리뷰하면서 좋은 코딩 가이드도 해줍니다. 물론 모든 개발자들이 리뷰를 해주진 않습니다. 

개발을 하면 프로그램 목록, 프로세스 명세서, 인터페이스 문서, 단위테스트 문서, 일정관리, 일일/주간보고 등의 문서 작업을 겸합니다. 그런데 고참 개발자들은 솔직히 문서 작업 엄청 싫어합니다. 그렇다면 누구를 시킬까요?

또 다른 예를 보겠습니다. 당연히 프로젝트에 투입되면 소스관리(형상관리). 배포관리 등 깃이나 젠킨스 같은 툴을 사용합니다. 개발자들 중에 단순히 commit, push 등만 하는 경우가 많기에 merge나 충돌 시 처리, 브랜치 관리, 신규 개발자 등록 등 작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누군가 해야겠는데...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선배 개발자가 얘기하는데 못 알아듣거나 또는 까먹거나 또는 일정 다 돼서 못했다고 하거나 등등 진행함에 꼼꼼히 체크하지 않아서 혼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일머리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선배 개발자의 요청을 잘 이해하고 실행하며, 안 까먹고, 일정에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을까요?

보통 큰 프로젝트에 투입되면 기존에 사용했던 프레임워크나 또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공통이나 리더급에서 미리 준비해서 가서 코딩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어떤 개발사가 처음 리액트를 도입한다고 했을 경우 해당 선배 개발자들은 리액트 경험이 없기에 후배들 중 리액트 경험자(프로젝트를 해봤으면 좋겠지만 다룰 줄 알아도 됨) 있으면 큰 도움이 되고 적극적으로 밀어주기도 합니다. 단순히 리액트 사용했다는 것보단 시작부터 다룰 줄 안다면 어떨까요?

 

7. 예를 들어 봅니다.

우리 회사에서 제안을 한 OO 프로젝트에 투입할 인력을 구성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프레임워크로 SpringBoot와 SpringBatch로 해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전자정부에서 Spring을 사용해 봤지만 boot는 처음인데 알아보니 사용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경력직으로 SpringBoot 경험자를 뽑는 것이 어떨까요? 하지만 비용적 부담이 있으니 사원으로 뽑아서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선배 개발자들은 전자정부로 Spring를 잘하기에 신입으로 Boot를 잘 사용하는 친구를 찾게 될 겁니다.

두 개의 이력서가 있다면 여러분은 누구를 뽑을까요?

1. 백애두

- OO 학원, SpringBoot, mySql, JPA 

- OO 인강 SpringBoot

- 쇼핑몰 재고 관리 개인 프로젝트 (react, springboot, jpa, mySql)

 

2. 백열정

- OO 학원, SpringBoot, mySql, JPA 

- 개인 프로젝트 (react, springboot, mysql)

- 보유기술 SpringBoot 개발환경 표준+공통 구성 (DB 프로그램, Batch 프로그램, Rest 프로그램), Git 환경 구성 및 사용, mySql(내장함수 활용), 가이드 문서 작성(Word, Excel, PPt) 등.

 

백열정이 더 상세한 기술 설명으로 취업 담당자에게 필요한 인재임을 확인했습니다. 추상적으로 쓰면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상세하게 실전에서 필요한 능력을 기술한다면 개발팀원들의 눈에 확 들어올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그들이 원하는 사람이 와야 당사자들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Springboot 해봤다고 해서 뽑았는데 막상 투입되면 신입은 이런 건 안 해봤어요라고 하면 끝이거든요. 그럼 선배 개발자들만 머리 아픈 상황이 됩니다.

고추 따는 알바 구하는데 밭일 많이 해봤다와 고추, 배추일 해봤다고 하는 경우와 비슷합니다. 밭일 많이 해봤다고 해서 뽑았는데 고추는 안 해봤다. 그런 거죠.

 

8. 마무리

남들과 똑같은 이력서는 절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비슷한 이력서를 많은 회사에 보내는 것도 사실 좋지 않습니다. 어떤 신입을 찾는지 조사도 하지 않고 그냥 넣는다면 그냥 안 되는 겁니다.

정말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나의 특색을 잘 기록해야 합니다. 그 특색은 내 맘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회사들이 프로젝트에서 신입을 뽑는 이유를 알고 거기에 맞는 스킬을 준비하고 넣어야 합니다.

신입 개발자가 프로젝트에 한 부분을 맡아서 개발할 수 있다면 경력직 개발자가 필요 없겠지요.

일식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바닥 청소부터 한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개발자로서 당연히 개발공부는 해야 되지만 취업을 위해서는 첫걸음에 맞는 준비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각 회사마다 뽑는 기준이 다르니 최대한 많은 정보를 활용해서 채용 담당자가 원하는 특색 있는 기술을 넣어보세요.

유튜브 보면 개발자 일상이라면서 멋진 장소에서 멋진 장비를 구성하고 기다란 소스 코드를 보면서 뭔가 하다가 갑자기 맥북 들고 커피도 마시면서 직원들과 회의도 하고 메일도 보고..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취준생 여러분 힘내시고 좋은 정보 있으면 또 공유해 보겠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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